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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물
3.벼슬 있는 소나무(정이품송)

소나무가 벼슬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조선시대에 세조 임금은 피부병이 있어서 병을 고치기 위해 여러 명산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1464년 세조 임금이 속리산에 있는 법주사로 행차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임금님이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옆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임금님이 탄 가마가 소나무의 아랫가지에 걸릴 것 같아 “연(輦;임금님이 타는 가마의 일종)이 걸린다."
라고 하자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쳐들어 임금님의 가마가 무사히 지나가게 해 주었습니다. 임금님이 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때에는 이 소나무 아래 이르자 갑자기 소나기가 왔고 세조 일행은 이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보은 속리 정이품송
(천연기념물 제103호)

임금님은 이런 기적을 행한 소나무를 신기하고도 기특하게 여겨 지금의 장관급 정도 되는 정이품(正二品)의 벼슬을 소나무에게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이 소나무는 ‘정이품송(正二品松)’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답니다. “연걸이 소나무”라는 별명도 얻게 되고요.

나이가 무려 600년 정도나 된 이 소나무는 높이가 15m나 되고 4명의 어린이가 팔로 안을 수 있을 정도의 둘레(4.5m)이고 가지의 길이는 동쪽 10.3m, 서쪽 9.6m, 북쪽 10m의 입니다. 정이품송은 우산을 편 모양을 하고 있으며 사방으로 고루 펴진 곁가지가 알맞게 아래로 드리우고 있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임금님께 벼슬을 내려 받아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아름다운 소나무는 명목(名木)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6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오랜 세월 동안의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의 역사까지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소나무는 광선이 잘 드는 평지에 있고 또 서쪽으로는 속리천이 흐르고 있어 토양이 비옥합니다.
아마도 이런 주변 환경이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좋은 영향을 주어 6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건강하게 살아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사람들의 정이품송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사랑이 더해져서 이었겠지요.

하지만 정이품송에게도 오랜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고난이 있었습니다. 줄기 아래쪽의 일부가 부패해서 외과 시술을 받은 적도 있고 1980년경부터 우리나라 남쪽에서 소나무를 해치면서 북쪽으로 올라온 솔잎혹파리가 정이품송이 있는 속리산에까지 침범하였습니다. 1982년에는 솔잎혹파리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18m에 이르는 8각주 형으로 크고 긴 쇠기둥을 세우고 큰 방충망을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철거된 상태입니다.

1993년에는 폭풍으로 큰 가지 하나가 부러져서 대칭적(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우 양쪽이 같은 모양 인 것)이었던 소나무 형태가 망가져버려 정이품송 고유의 아름다운 모습이 많이 상한 상태입니다. 1991년 이후 많이 약해져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생기를 찾게 되었지만 워낙 나이가 많아 예전처럼의 회복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나무에게도 벼슬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고 서로 통하는 한 덩어리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조상들의 정신을 본받아 더욱 더 정이품송의 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정성과 사랑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자식들, 손자 손녀들에게 아름다운 정이품송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미있는 전설을 들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