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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3.우리 무술에는 혼이 담겨 있어요(택견)

택견이란 무엇일까요?

택견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무술이 옛날 하늘에 감사하는 행사였던 제천의식에서부터 생겨난 것으로 생각해 볼 때, 택견도 우리의 먼 조상들이 집단생활을 하게 되었던 선사시대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인 <무용총>, <각저총>, <삼실총> 등에는 택견의 동작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고구려 무예가 크게 발전했으며 택견이 고구려 발전의 뒷받침이 되어 준 매우 중요한 무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택견은 수박이나 각희라고도 불렸는데, 수박은 택견의 손기술을, 각희는 발기술을 특히 강조하여 부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수박이라고 불리던 무술이 택견이란 이름으로 처음 기록된 것은 조선 22대 왕인 정조(1777~1800)때의 일입니다.

택견
택 견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

오늘날의 백과사전에 속하는 《재물보》라고 하는 책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수박은 변이라 하고 각력은 무라 한다. 지금에는 이것을 택견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수박이라는 무술이 지금의 택견이라는 것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택견은 1983년 맨손 무술로서는 유일하게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무술로 인정받았습니다. 택견하면 옛날의 태권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택견과 태권도는 발음이 비슷할 뿐 사실은 전혀 다른 무술입니다. 태권도는 1950년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라면, 택견은 수천 년 역사를 가진 전통무예입니다. 태권도가 강하고 직선적이라면 택견은 부드럽고 곡선적입니다. 태권도가 상대의 급소를 직접 공격한다면, 택견은 상대를 넘어뜨려 승부를 가릅니다.


택견의 움직임은 어떨까요?

택견의 움직임에는 품밟기와 활갯짓이 있습니다. 품밟기란 양 발을 어깨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정면에 있는 한 점을 번갈아 밟는 것을 말하며 ‘품수 품(品)’ 자의 모양처럼 삼각형의 세 지점을 밟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활갯짓이란 두 팔을 위아래나 옆으로 또는 둥글게 원을 그리며 안팎으로 돌리는 동작을 말합니다. 이때 몸에 독특한 리듬을 주어 굼실거리는데, 품밟으면서 활갯짓을 하는 모습이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때로는 택견을 전통무용과 혼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택견은 주먹을 사용하는 대신 손바닥이나 손아귀를 주로 사용하며 특히 발질을 많이 하는데, 그 쓰임새가 매우 많기 때문에 옛 시인은 택견을 ‘백기신통비각술’이라고까지 일컬었습니다.


택견의 경기 방법은 어떨까요?

우선 택견의 승패방식은 무릎위의 신체부위가 땅에 닿게 되면 지게 됩니다. 즉, 상대방을 넘어뜨리면 이기게 되는 승패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발차기로써 얼굴부위를 정확히 가격하여도 이기게 됩니다.
예전에는 동네 간에 편을 나누어 택견 경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택견 경기가 이루어지면 성 안에 사는 마을은 '윗대'가 되고 성 밖에 사는 마을은 '아랫대'가 되어, 윗대와 아랫대가 추석이나 단오 등 명절에 모여서 동리간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단체전방식의 경기이지요. 또, 요즈음은 토너먼트나 리그전 등의 승부방식이 있지만 택견에는 '연승제'라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연승제란, 양쪽에서 한 명의 선수가 나와 견주어서 승패가 나면 진 편에서는 다음 선수가 나오고 이긴 편 선수는 계속 경기에 임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한 명의 선수가 상대편 모든 선수를 이기기도 했으며, 이렇게 경기를 지속하다가 제일 마지막으로 이기는 선수를 '판막이'라고 불렀고, 판막이는 그 마을의 영웅처럼 대우해 줬다고 합니다.
경기의 심판은 따로 있지 않았고 관중이 심판역할도 겸하여서 선수와 관중이 하나가 되는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먼저 윗대 선수가 '서거라' 라는 구령으로 아랫대 선수에게 도전하면, 아랫대 선수는 '섰다'라는 구령으로 응수하여 경기가 시작됩니다. 만약 관중들이 승패를 명확히 보지 못하면 한판 더 하라고 소리쳐서 한판을 더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진 선수가 이긴 선수에게 한판을 더하자고 졸라서 한판을 더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 선수가 계속 떼를 쓰면 관중들이 그만 땅을 치고 나오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택견 경기장은 선수와 관중이 함께 어우러진 화합과 소통의 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택견의 훌륭한 점은 무엇일까요?

택견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무술입니다. 택견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인 고구려시대로부터 전승되어 내려온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무술입니다.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라는 책에 택견이 중국에 들어가 권법이 되고, 일본에 건너가 유술(유도)이 되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택견은 매우 과학적인 무술입니다. 택견은 몸의 모든 근육을 그 생김새대로 움직여 주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뿐 아니라, 거리가 멀 땐 발질로 차고 들어가다가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지면 순식간에 상대를 걸어 넘어뜨리는 빠르고도 부드러운 무술입니다. 택견은 매우 인간적인 무술입니다.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고 단지 넘어뜨리는 것만으로 승부를 가른다고 하는 것은 택견이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택견은 아름다운 무술입니다. 두 사람이 맞서서 택견을 어우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게 춤을 추는 건지 싸움을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아름답고 우아합니다. 이는 한국인의 몸속에 배어있는 예술적 재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