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 메뉴 바로가기 하단 사이트 정보 바로가기


무형문화재
1.진흙과 잿물이 빚어낸 숨쉬는 그릇(옹기장)

장독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옹기

옛날의 어린이들은 집 안에서도 숨박꼭질을 자주 하였는데, 그럴 때면 자주 몸을 숨기던 곳이 있었어요. 어디였을까요? 바로 ‘장독대’라고 하는 곳입니다.
주로 간장·고추장 등을 담아 둔 검은 갈색의 커다란 항아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지요. 지금도 장독대의 모습을 옛집이나 전통마을에선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들의 집에 장독대는 없더라도, 자줏빛 나는 항아리 하나쯤은 베란다에 있을 거예요. 찾아보세요. 그리고 김치와 간장을 어디에 담아 두시는지 어머니께 여쭤 보세요.
우리 전통의 식생활에서 김치나 간장을 담아 두는 독이나 항아리를 ‘옹기’라고 부른답니다. 다시 말해서, 잿물을 바르지 않은 질그릇과 오짓물을 입힌 오지그릇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옹기를 만드는 기술자를 ‘옹기장’이라고 합니다. 옹기는 음식을 발효시키면서 저장하는 시설로 옛날부터 쓰여 온 그릇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여기에다 반찬이나 조미료·음료수·술 등을 담아 두었어요. 옹기는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의 사람이든 미천한 사람이건 관계없이 모두가 사용했고 사랑해 온 그릇입니다. 따라서 옛날에는 그 쓰임이 많아서 옹기를 많이 만들어내야 했어요.

옹기장
옹기장
(국가무형문화재제96호)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옹기를 만드는 관청을 두고 100여 명의 옹기장에게 많은 옹기를 전문적으로 만들어내도록 했대요. 그러나 그릇재료가 많이 달라지고, 음식문화도 변하면서 현재에는 옹기의 사용범위가 매우 제한되었어요.


옹기가 숨을 쉰다고 해요.

요즘 텔레비전에 보면 ‘바이오냉장고’니 ‘바이오김치통’이니 하면서 그릇이 숨 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이름이 ‘바이오김장독’이던가요? 알고 보면 이러한 바이오그릇의 아이디어는 본래 우리 전통의 옹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높은 온도에서 잘 구워지면 옹기의 내부에 있던 결정수가 증발되어 옹기에 미세한 통로가 만들어지게 되요. 이처럼 결정수의 증발로 인하여 생긴 증발통로와 빠져나간 자리가 옹기의 내부에 생김으로써 옹기 밖의 공기와 옹기 내부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옹기가 숨을 쉬는 것입니다. 따라서 옹기에 담겨진 내용물은 오래도록 잘 썩지 않은 채 보존될 수 있는 것이죠.


옹기는 왜 배부른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옹기는 4계절이라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각 지역의 풍토에 따라 특색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요. 추운 지방의 옹기는 얼어서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햇볕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입을 크게 만들었으며, 기후가 비교적 따뜻한 중부지방의 옹기는 대체로 밑과 입지름의 크기가 비슷하면서 생김새도 맵시 있게 만들었습니다. 산간지역의 옹기는 다른 지역에 비해 작은데, 그 이유는 이동의 편리함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요. 또한 커다란 김칫독이나 장독의 배가 불룩 나온 모습에 대해 요즘 생각으로는 서양식으로 네모지게 규격화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겠지만 여기에는 독특한 우리만의 과학적 슬기가 배어 있습니다. 이 형태는 태양열과 복사열은 물론이고 장독대에 놓인 옹기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통풍이 이루어져 고른 온도를 유지하여 내장된 음식의 변질을 최대한 막도록 고안된 장치입니다. 아울러 옹기는 깨져 버린다 해도 플라스틱처럼 토양을 오염시킬 염려가 없어 환경보존에도 한 몫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좋은 옹기를 나도 만들어 보고 싶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학교에서 찰흙으로 만들기를 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보통 비행기나 탱크, 집 같은 것을 만들지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옹기를 한번 빚어보면 어떨까요?

자, 우리 선조들이 전통적으로 만들어 온 옹기제작법을 배워 보도록 합시다. 옹기는 크게 두 가지 단계를 거쳐 만들어져요. 첫 번째가 흙을 그릇모양으로 만드는 작업이고, 두 번째는 모양을 만든 날 그릇을 뜨거운 온도에서 굽는 작업이에요.

날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흙을 잘 반죽해야 합니다. 돌이나 풀잎 등의 이물질을 골라내면서 떡메와 같은 커다란 나무망치로 흙을 치면 흙 속에 있던 공기들이 빠져나가 만들기 좋은 흙이 됩니다. 반죽된 흙은 일단 벽돌모양으로 네모지게 만든 후, 바닥에 쳐서 널판자모양의 ‘타래미’를 만듭니다. 이를 ‘판장질’이라고 부르죠. 이제 빙빙 돌아가는 물레 위에다가 준비된 타래미를 올려놓을 차례입니다. 물론 그전에 옹기의 밑바닥이 될 부분을 물레 위에 먼저 만들어야 되겠죠. 그런 후 밑바닥 둘레를 따라 타래미를 세우면 됩니다. 배부른 원통모양이 될 수 있도록 대강의 형태를 잡아가면서 타래미를 두세 번 세워 올립니다.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옹기의 주둥이 부분의 모양을 먼저 만듭니다. 그런 후 옹기의 옆면을 둥글게 다듬어 가면서 날 그릇을 완성시킵니다. 여기까지가 날 그릇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와 같이 손으로 빚은 항아리는 그늘에서 보통 15일 동안 은근히 말립니다. 이렇게 말린 날 그릇이 다루기 좋을 정도로 마르면 그릇 안팎에 잿물을 입힙니다. 잿물 탕에 그릇을 한 바퀴 굴리면 그릇 표면에 잿물이 고루 입히게 되죠. 그런 뒤 다시 햇볕에 옮겨 놓고 그릇 배 부분에 늘씬한 난초나 꽃무늬, 나비, 요동치는 물고기 모양 등을 그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준비된 것을 창고에 쌓아 두었다가 다시 꺼내 말린 다음 가마에 넣고 불을 피우는데, 이때 가마 속의 습기와 냉기를 제거함으로써 그릇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약 45시간 정도에 걸쳐 서서히 불을 피운다고 합니다. 일주일을 밤낮으로 1,000∼1,100℃의 온도를 유지시키며 불을 때는데, 이때의 불질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불질의 여하에 따라 옹기의 품질이 결정되고,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된다고 하니까요. 불을 다 때고 나면 굴뚝과 아궁이를 완전히 막아 밀폐시켜 놓은 채 일주일 정도 서서히 식힌 뒤 가마를 열고 익은 그릇을 꺼내면 옹기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