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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1.풀자 풀자 살을 풀자(살풀이춤)

살풀이란?

살풀이란 말 그대로 ‘살을 푼다.’ 는 것입니다. 여기서 ‘살’이란 우리 몸에 붙은 살이 아니라 ‘사람이나 물건 따위를 해치는 악한 귀신의 짓’을 말합니다. 그리고 ‘푼다.’는 말은 ‘엉킨 실타래나 매듭을 풀어내는 것과 같이 묶인 것을 끌러 흐트러뜨린다.’ 는 말입니다. 따라서 ‘살을 푼다.'는 것은 악한 귀신에 의한 불길한 기운을 흐트러뜨려 자기 몸에서 떨쳐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보니 귀신 얘기를 하는 것 같이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데요.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살풀이춤이 생겨나서 발전하게 된 과정에 대해 알고 나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춤은 언제부터, 왜 추기 시작했을까요?

이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 원시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원시시대에는 인간을 먹여 살릴 수도 있고, 반대로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해·달·별· 비·산·나무 등 자연물과 자연현상에 대해 의지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자연이 인간에게 해를 끼칠 때는 자연의 신이 화가 났기 때문이며, 병에 걸리는 것도 자연에 존재하는 나쁜 귀신의 짓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달래기 위한 제사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제사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춤과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춤과 노래는 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이를 통해 신이 사람의 청을 잘 들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원을 이루기 위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더욱 단결하고 화목해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제사의식과 이러한 행사의 절차로서 행하던 원시적 집단가무의 형태가 오늘날 무용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살풀이춤은 어떻게 전해져 왔을까요?

그럼 원시시대에 추던 춤과 살풀이춤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원시시대의 제사는 제사를 주관하는 제사장의 사설과 덕담·춤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그 집단 사람들의 노래와 춤이 함께 하면서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굿판에서 벌어지는 광경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자연신이나 조상신에 대한 제사의식을 굿이라고 부르며, 그러한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을 무당이라고 부릅니다. 무당은 노래와 춤을 통해 사람들의 기원을 어떠한 신에게 전달하고 다시 신의 뜻을 받아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래와 춤에 능한 자였습니다. 살풀이는 바로 이러한 굿판에서 무당이 추던 춤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굿의 일부로 추던 춤이 아니라 무당이 자기의 춤재주를 구경꾼에게 보여주기 위해 굿판에서 즉흥적으로 추던 춤입니다. 그래서 ‘허튼춤’이라고도 합니다. 지금의 살풀이춤은 조선조 중엽 이후 서민문화가 발전하면서 소리광대들의 춤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굿이 일본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미신으로 금지되자, 무당들 중 일부가 무업을 버리고 예인집단을 만들어 여기서 자신의 기예를 다듬으면서 그들의 춤이 점차 예술적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살풀이춤의 형태는 바로 이때 만들어진 것이며, 1990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살풀이춤은 어떻게 출까요?

여러분은 언제 춤을 추나요? 무용을 들으면 손가락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게 되거나 좀 더 흥겨운 무용을 들으면 그 리듬에 맞추어 몸을 들썩이게 마련이지요. 춤 출 때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무용이고 어떤 무용에 맞추어 추느냐에 따라 춤사위가 달라지니 춤과 무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살풀이춤은 시나위라고 하는 곡에 맞추어 춥니다. 시나위라는 곡 또한 굿을 할 때 사용하던 무용으로 살풀이춤의 반주를 할 때는 느린 살풀이장단으로 시작하여 빠른 자진모리장단으로 몰아갔다가 다시 느린 살풀이장단으로 마칩니다.
나라마다 또는 춤의 종류에 따라 다른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은 왜일까요? 옷차림이 춤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비녀를 꽂은 고운 쪽머리에 흰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하얀 수건을 공중에 흩뿌리며 하얀 버선발을 살짝살짝 내비치면서 조심스레 내딛는 모습은 살풀이춤의 희로애락의 감정을 넘어선 신성함의 경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살풀이춤
살풀이춤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에서 독특한 것은 수건을 들고 춘다는 점인데, 이는 춤을 만들어 낸 소리광대들이 판소리를 할 때 땀을 닦거나 멋으로 사용한 데서 온 것이거나, 춤꾼이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고, 티벳족이나 몽고족이 축복의 의미로 사용하는 긴 ‘하다’ 수건과 연관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살풀이춤을 ‘수건춤’이라고도 부릅니다.
  살풀이 춤을 추는 동안 제자리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동작, 수건놀이, 발짓춤, 손짓춤, 어깨춤 등 여러 동작을 통해 우리 몸의 여러 부위를 사용합니다. 다만 특징적인 것은 모든 몸짓이 호흡의 내쉼과 들이쉼의 반복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동작 하나하나 또는 동작의 연결이 모두 자연스런 곡선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러한 점은 살풀이춤이나 전통무용만의 특징은 아니며 무용·미술 등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 호흡을 중시하고 곡선미를 강조하는 인식이 무용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살풀이춤의 훌륭한 점은 무엇일까요?

살풀이춤은 한국무용의 미적 요소인 멋·흥·한·맵시를 고루 갖춘 예술성 높은 춤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살풀이춤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수많은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원시시대의 집단가무에서 지금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살풀이춤을 고치고 다듬고 덧붙이며 한평생을 살풀이춤의 계승·발전에 열정을 쏟아 부었던 사람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살풀이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통의 계승이 옛날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창조적 노력의 결실이라는 것을, 살풀이춤은 춤사위를 통해 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