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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문화재
2.똑딱 소리 없는 시계(창경궁 자격루, 앙부일구)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시계를 찾지요? 잠들 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시간을 확인하며 살고 있어요. 이제 시계는 사람들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되었어요. 옛날 사람들도 시계를 자주 보며 살았을까요? 사실 농촌에서는 시계가 별로 필요 없었어요. 첫 닭이 울면 눈을 떠 일을 나가고, 해가 중천에 뜨고 배꼽시계가 울면 점심을 먹고, 해가 뉘엿뉘엿 지면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일 년 농사는 시간을 계산할 필요가 없었어요. 자연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씨를 뿌리거나 거두었기 때문이지요. 가령 ‘대추 꽃이 피면 모내기를 시작한다.’ 거나, ‘도라지꽃이 필 때쯤이면 장마철이 된다.’ 는 것처럼 자연의 생태 변화를 민감하게 알았기 때문에 절기를 따지는 것보다 그런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가 훨씬 중요했을 거예요. 또 달이 뜨는 위치와 모양 변화를 보고 시간 변화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역사를 보면 정확한 시계를 만들려는 노력이 많았는데, 이렇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시간을 측정하는 천체 관측 기구들이 왕궁 가까이 있고, 조선시대 앙부일구, 자격루 같은 정교한 시계를 만든 노력들을 보면 왕과 지배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어요. 그럼 왜 그렇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고 애를 썼을까요? 오랜 옛날 해시계와 물시계가 만들어지고, 오늘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바늘시계와 숫자가 톡톡 튀어나오는 전자시계 시대까지, 사람들의 생활은 어떻게 다른지 같이 시간여행을 떠나볼까요?


해시계(앙부일구)

사진을 보니 커다란 솥이 있네요. 솥 안에는 뾰족한 침도 있어요. 이것은 오목한 솥이 하늘을 우러러본다는 앙부일구, 해시계예요. 나라마다 많은 해시계가 있었지만 우리는 이렇게 독특하게 만들었어요. 그럼 왜 오목한 솥모양으로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둥근 지구 모양을 표현한 것이고, 작은 크기로도 시간선, 계절 선을 나타내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에요. 세종대왕 때(1437년) 장영실, 이천, 김조 등이 만들었어요. 지금은 세종대왕 때 만들어진 것은 남아 있지 않고, 세종대왕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전해지는데 국립중앙박물관과 영릉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어요. 앙부일구는 지름이 30∼40cm이고 청동으로 몸통을 만든 뒤 검은 칠을 하였고, 은상감으로 선을 새겨 예술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니다.

앙부일구
(보물 제845호)

조선 후기에는 아주 작게 만들어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앙부일구도 있었어요. 안을 들여다볼까요? 오목한 곳에 세로선 7줄과 가로선 13줄이 그어져 있지요. 그리고 가운데 바늘이 있지요. 이것이 영침인데 길이는 원지름의 반이고, 그 그림자의 변화에 따라 시간과 절기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세로선은 시간선이고, 가로선은 절후선(계절선)이에요.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면서 생기는 그림자가 시간 선에 비춰 시간을 알 수 있어요. 또, 절기마다 정오에 태양의 고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절후선에 나타나는 그림자 길이가 다른 것을 보고 24절기를 알 수 있어요. 앙부일구는 대궐에 설치했습니다. 또한 크게 만들어 종로 1가 혜정교와 종로 3가 종묘 앞에 두어서 일반 백성들도 볼 수 있게 했답니다. 그리고 시간을 12지신 그림으로 그려서 글씨를 모르는 백성들도 쉽게 볼 있게 배려했습니다.


물시계(창경궁 자격루)

만원짜리 지폐를 보면 세종대왕이 나오죠? 그런데 그 옆에 조그맣게 자격루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어요. 자격루는 1434년 장영실, 이천, 김조 등이 만들어 국가 표준 시계로 사용했어요. 자격루는 보통 물시계로 많이 알고 있는데, 이것은 단순한 물시계가 아니라 자동시보 장치가 있어서 일정 시간마다 종, 북, 징을 쳐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었답니다. 세종대왕 때 만든 이 신기한 시계는 모두 없어지고 지금 국보 제229호로 지정된 자격루는 1536년(중종 31)에 만든 것으로 덕수궁 뜰에 보관되어 있어요. 다른 장치들은 다 없어지고 청동으로 만든 물을 내보내는 큰 물통 1개와 작은 물통 2개, 물을 받는 긴 통 2개만 남아 있어요.

창경궁 자격루
(국보 제229호)

자격루는 큰 물통에서 작은 물통으로 물이 계속 흘러들어가 작은 물통의 물이 물받이 통에 들어가면 안에 있는 살대가 떠올라 지렛대와 쇠구슬을 쳐서 구슬이 떨어지게 했대요. 그러면 그 구슬이 떨어지면서 시각을 알리는 장치를 움직여 시간을 알려주었답니다.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어 그 원리를 알게 되면 입이 쩍 벌어져요. 복원을 못해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게 매우 안타깝습니다. 자격루 이전에도 물시계는 많았어요. 물시계는 유입식과 흡입식 2가지 방식으로 시간을 알려줍니다. 유입식은 물이 흘러 나가는 양으로 시간을 아는 것이고, 흡입식은 물이 흘러들어온 양으로 시간을 잽니다. 자격루는 이런 흡입식과 유입식이 모두 쓰이면서 자동으로 시보를 알려주는 장치까지 더해진 것이지요. 이런 정교하고 과학적인 시계를 만들었던 전통이 오늘날에도 이어졌다면 우리나라도 스위스 못지않게 시계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을까요?


물시계는 왜 만들었을까요?

옛사람들은 낮에는 해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밤에는 별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시간을 알았어요. 그런데 해시계와 별시계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면 사용할 수 없어요. 봄, 가을에는 그래도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장마철이 된다면 무척 곤란했겠죠? 그래서 물이 계속 흐르면서 밤이나 낮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줄 수 있는 물시계가 국가표준시계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도성 안에서 물시계를 통해서 시간을 정확하게 알면 궁궐 안팎의 종루나 고루에서 종이나 북을 쳐서 시간을 알려 주었지요. 이렇게 정확한 시간이 필요한 것은 궁궐에서 호위병들이 업무교대를 하거나 성문을 여닫는데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성문을 여닫는 시간이 들쭉날쭉 하다보면 일상생활의 혼란은 물론 임금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지겠지요. 따라서 시계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생겼어요.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전쟁 때문이었어요. 전쟁을 할 때 여러 부대가 연합하여 기습공격을 하려면 제시간에 정확하게 군대를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세종대왕 때 시계를 만들어 가장 먼저 보낸 곳이 변방이래요. 이런 국가적 필요로 시계를 만들고 활용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을 들여서 보다 정확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지요.


막대기 하나에서 과학의 토대가 마련되었어요

앞에서 보았듯이 앙부일구에는 가운데 영침이라는 바늘과 세로선, 가로선이 있어요. 이것을 규표라고 해요. 우리가 해 그림자로 시간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막대기를 세워야 할 것이고, 그 아래 시간과 절기가 적힌 자를 눕혀 놓아야 할 거예요. 세운 막대기를 ‘표’, 아래에 눕힌 자를 ‘규’라고 해요. 단순한 막대기 하나로 시간과 절기를 알았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아요? 간단한 막대기 하나로 천문학이 탄생할 수 있었고, 그것은 과학적 인식의 기초가 되었어요. 과학이라는 것이 자연현상을 수치로 표현해서 인간생활에 유용한 법칙을 발견하는 것인데 그 막대기를 통해서 자연현상을 수치와 각도로 나타내게 된 것이지요. 앙부일구는 바로 이런 규표가 발전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그럼 규표를 이용해서 어떻게 시간을 잴 수 있었는지 알아볼까요? 하루는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 시간을 말해요. 우리 눈에는 해가 뜨고 졌다가 다음날 다시 뜨는 것으로 보이죠. 하루를 뜻하는 ‘날’, ‘일’은 해를 말합니다.


자연의 리듬을 찾아요.

손목시계, 탁상시계 등 늘 친절하게 시간을 알려주는 요즘 시계 덕분에 우리는 자연의 시간을 많이 잃어버렸어요. 물론 우리들 생활이 자연과 멀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만큼 자연과 멀어지면서 자연과 동떨어져 살아도 되는 것처럼 살고 있어요. 그래서 자연을 파괴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살지요. 분, 초를 다투는 생활은 사람들의 관계도 멀어지게 해요. 이젠 더 이상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멀어져서는 안 되겠어요. 긴 호흡으로 사람을 생각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그런 시간들을 만들어가요.

그러기 위해서
(1)우리 마을(학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꾸준히 관찰해 보세요.
(2)하늘의 해, 달, 별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수수께끼나 이야기도 찾아보고 관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