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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문화재
1.문화창조와 보존의 산실(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해인사)

해인사에 가보셨나요? 대부분의 절은 가장 높은 곳이나 중심이 되는 곳에 대웅전이나 대적광전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이 절은 대적광전 위, 제일 높은 곳에 장경판전이 있어요. 장경각이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곳도 아니면서 사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그리고 국보 제52호로 지정되어 있는 까닭은 뭘까요?

그것은 바로 유네스코가 장경판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국보 제32호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인사는 이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을 중심으로 공간배치가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법보 사찰’이라고 부릅니다.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지금 우리가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재평가할 만한 중요한 문화유산이기도 해요.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그 경판의 갯수가 8만1258개나 된답니다. 그래서 팔만대장경으로 흔히 불리워지는 것입니다. 그럼 ‘경’이란 뭘까요? 경은 부처님의 말씀을 적어 놓은 글을 말하며 법문이라고도 합니다. 예를 들면 살생하지 말라, 욕심내지 말라 등의 교훈적인 것을 이야기로 엮어 놓은 거죠. 그리고 ‘대장경’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은 경장, 계율을 모은 율장, 불제자의 논설을 모은 논장 등의 불교 경전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국보 제32호)

그렇다면, 경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어요? 제일 좋은 방법은 책을 많이 찍어서 사람들이 보게 하면 되겠죠. 그래서 나무판에 경을 새겨 넣었습니다. 이것을 경판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8만4천 법문이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팔만대장경'이란 이름 자체에서 당시 고려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집대성했다는 자부심도 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언제 만들었을까요?

고려 사람들은 몽고와의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팔만대장경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고려는 왕, 신하, 백성 할 것 없이 모두가 불교를 믿는 나라였으며, 온 나라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절을 짓거나, 탑을 세우거나, 불상을 세우는 등의 일이었어요. 이런 일이 생길 때 조금이라도 도와주면 극락왕생한다고 믿었던 것이죠. 돈이 있는 사람은 시주를 내고, 못 내는 사람은 부역을 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 했어요. 이런 당시의 분위기에서 몽고군의 침입과 초조대장경과 속장경의 소실(1232년, 고종19년)로 인해 나라에서는 전 백성의 뜻을 하나로 모을 필요가 생겼던 것이죠. 그래서 4년 후인 1236년(고종23)에 시작해 1251년(고종38)까지 16년에 걸쳐 교정도감이라는 전담기구를 통해 완성된 것이 팔만대장경입니다. 전 국토가 몽고와의 전쟁으로 인해 피비린 내나는 상황에서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바로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제작이었던 것이죠.


왜 썩지 않았을까요?

대장경은 무려 750년이나 지난 지금도 썩지 않고 남아 있는데 그 이유는 경판에 쓰인 나무의 제작 과정과 이를 보관하기 위한 시설로 나누어 볼 수 있죠. 먼저 경판에 쓰인 나무의 제작 과정을 보면 산벚나무나 돌배나무를 바닷물에 3년 정도 담갔다가, 그늘에 말리는 과정을 되풀이해 뒤틀리거나 좀이 슬지 않도록 했으며, 경판의 장식과 보존을 위하여 옻칠을 하였어요. 옻칠을 하면 외부 습기를 흡수하거나 방출하여 항상 일정한 수분을 머금어 유지하며 표면에 견고한 막이 생겨 광택이 나고 오랫동안 사용해도 변하지 않아요. 옻칠 외에도 양끝에 구리로 만든 마구리를 대서 뒤틀림을 방지하였어요.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국보 제52호)

나무를 썩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통풍·습도·온도 등을 조절해줘야 합니다.

통풍을 살펴본다면 창 구조가 특이한데 각 벽면에는 위·아래로 두 개의 창이 이중으로 있어 아래창과 위창의 크기가 서로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앞면 창은 위가 작고 아래가 크며, 뒷면 창은 아래가 작고 위가 커요. 이것은 큰 창을 통해 건조한 공기가 건물 안으로 흘러 들어옴과 동시에, 가능한 한 그 공기가 골고루 퍼진 후에 밖으로 빠지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경판을 꽂아놓는 판가는 내부의 환기에 도움을 주는데, 두 장씩 포개 세워서 꽂혀 있는 경판의 독특한 배열방법이 굴뚝 효과로 대류를 촉진시키고 경판의 온도와 습도를 완충·조절하는 데 큰 기여를 합니다.

장경판전의 습도와 청결 유지를 위해 경판전 내부의 흙바닥에 숯과 횟가루, 소금을 모래와 함께 사용했습니다. 습기가 찰 때는 습기를 내보내며 자연적으로 습도를 조절해 경판의 변형을 줄일 뿐만 아니라 해충의 침입도 막을 수 있습니다.